2026년 7, 8, 9월 회고 - 성장통의 시간

2026. 10. 12. 10:10·잡담/회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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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요


7월 회고를 작성하지 못했다.

8월도 마찬가지였다.

 

그렇게 바쁘지 않은 시간이었지만, 글을 쓰지는 않았다.

사실 쓰지 못했다.

도무지 쓸 수 있는 상태가 아니었다.

 

그때의 아픔이 지금까지 이어져 안정을 취하기 위해 많은 수를 썼다.

한편, 이 아픔 속에서 배운 부분이 많고,

내가 겪었던 일들로 인한 나의 상태를 보니,

이전에 성장통으로 울던 초등학생 시절의 반 친구가 떠올랐다.

 

그렇다. 나의 아팠던 이 세 달은 성장통 같은 시간이었다.

 

이 글을 읽는 모든 사람들이 아픔을 이겨내고,

나처럼 얻을 건 얻고 다음으로 나아가기를 바란다.

모든 어려움은 영원히 지속되지는 않으니 말이다.

 

방향 그리고 방식


나의 성격은 '지킬 건 지키자' 이다.

학창시절에도 나라도 규칙을 준수하자는 생각으로 실천했었고,

지금 역시 비슷하다.

 

하지만 그때와 다른 점이라면,

지킬 것을 바로잡을 자리(으뜸병사)에 내가 앉았었다는 것이다.

그래서 나는 방향을 정했다.

'보이는 부분은 지키도록 만들자' 라고 말이다.

 

처음엔 가볍게 이것이 규칙에 어긋나는 부분이라고 말하는 수준에 그쳤다.

하지만 반응은 시큰둥하거나 듣지 않았다.

말을 듣지 않으니 말이 점점 감정과 함께 나갔다.

 

그렇게 서서히 거리가 생겼고,

이로 인한 심리적 거리의 변화는 나를 혼자로 만들어갔다.

 

말을 들어주지 않는 사람의 말을,

들어줘야 하는 위치에 있는 상황도 스트레스였다.

 

그러던 중 내가 잠시 떠난 순간의 소식을 듣고선 느꼈다.

나의 방식은 여기서 부합하지 않았다.

하지만 방향은 틀리지 않았다.

 

조직마다의 특성이 있으나 이를 인정하지 않았고,

혼자 고군분투한 결과 남은 건 나 혼자뿐이었다.

 

나의 리더십이 여기서는 틀렸다는 것을 인정하는 것과,

함께할 수 있는 사람들을 신뢰하지 못했던 것에 대해 후회와 성찰을 해본다.

 

이성 그리고 감정


이 이야기의 시작은 전입때부터로 거슬러 올라간다.

가장 오래봤고, 이제는 가장 위에 있는 그 사람.

그 사람과의 갈등과 대응 그리고 이로 인한 후폭풍에 대한 이야기이다.

 

나와 그는 공통점이 적었다.

사회에서 인연 아닌 인연 하나 정도만 있었을 뿐,

그외에 맞는 부분들은 없었다.

 

성격이나 행동이나 태도들이 나와 정반대에 가까웠다.

이를 많은 사람들이 염려했고,

나 역시도 스트레스의 원인 중 하나였다.

 

그래서 대응이 아닌 회피를 시작했다.

불만을 잘 말하지 못하는 성격이다보니,

그저 피하기 바빴다.

 

그렇게 같이 생활하던 시절도 끝나고,

이제는 문제가 없다고 생각했다.

맘에 들지 않더라도 먼저 가니깐,

그렇게 참았다.

 

하지만 참을 수 없는 상황이 벌어졌다.

함께 할 수 없는 이와의 예정되지 않은 생활이 예고되고,

이는 나를 불안의 바다로 떠밀었다.

 

결국 대화가 아닌 조치를 선택했다.

그는 복귀 이후 원치 않은 방식으로 떠났다.

 

나는 앞선 방향만 맞던 리더십으로만 힘들었던 순간만 해결된다면,

모든 문제가 다 풀릴 것이라고 믿었다.

 

그러나 그는 돌아왔다.

문제되는 행위인 것은 맞으나,

분리조치 이상의 행위로 보기는 어렵다는 판단이었다.

 

이에 나는 물러서지 않으려 했다.

대화는 없더라도 도망치지는 않으리라 다짐했다.

불행하게도 그 다짐은 하루만에 깨지고 말았다.

 

돌아온 그가 이번에는 나에게 조치를 당하게 했고,

나 역시 원치 않은 방식으로 떠나게 되었다.

 

온갖 생각이 다 들었다.

나쁜 생각도 들었다.

 

그때는 감정이 이성을 집어삼켰던 순간이었다.

이성은 아니라고 하지만,

감정은 그렇다 말하는 매우 위험한 상황이었다.

 

그러던 중 소식을 전해들었다.

서로가 서로를 피해다니며 나처럼 그 역시 힘들었다는 것이다.

 

사실 감정이 말했던 스스로를 상처 입히며,

남에게 고통을 주고 싶었던 생각을 이미 실천 중이었다.

 

그렇다면 나는 무엇을 해야하는가?

하지 않았던 대화를 해야한다.

다행스럽게도 그 역시 대화를 청했다.

 

그렇게 대화의 날이 밝았다.

나는 내가 하고 싶었던 이야기를 전했지만,

그에게 울림을 주지는 못했다.

 

어찌보면 당연하다.

왜 이제서야라는 생각이 들 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를 배려하는 선택을 해줬다.

서로 건강하게 전역하기를 바라며 사는 걸로,

그렇게 하기로 했다.

 

그렇게 나의 불안과 힘듦의 가장 큰 요소는 사라졌다.

 

회복의 시간


여러 일을 겪으면서 상태가 매우 좋지 않았다.

심지어 이런 상황에 새로운 부서에서 훈련 참여까지 진행했다.

12시간 근무를 이 정신 상태에 할 수 있을까 싶었지만, 그냥 했다.

 

이를 걱정한 간부님께서 자주 찾아와 주시면서 상황을 설명해주셨다.

그렇게 좀 더 나은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겠다 생각했으나,

계속해서 원하는 방향과는 틀어지기 시작했고,

불안은 계속해서 커져만 갔다.

 

결국 여러 사람들에 조언에 따라 입원을 결정했다.

좀 마음이 편안해지도록 하는 가벼운 시간이라 생각했지만,

생각보다 병원의 첫 인상은 무서웠다.

 

복도를 지나면서 의도를 모르는 대화는 불안감을 더 키웠다.

그래서 간호대학생 분과의 대화 이후,

복도에 나가지 않는 게 좋겠다고 판단하고,

방에만 틀어박혀 책을 읽었다.

 

이때 참 후회한 것이 정말 재미없는 책을 가져왔다는 것이다.

그래서 책을 읽다가 한 두 챕터 읽고 자기를 반복했다.

 

그래도 시간이 지나 좀 더 나은 병동으로 옮길 수 있었다.

그 병동에는 나와는 달리 훈련소에서 아픔으로 온 친구들이 많았다.

 

놀랐던 점은 나보다 나이 많은 훈련병은 거의 없었다는 것이다.

생각보다 나도 군대를 늦은 나이에 왔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준)군인 친구들은 다행히 대화가 잘 통했고,

병실이나 복도를 다니는데 마음이 불편하지 않았다.

그렇게 많은 도움을 받아 간부님께도 연락하는 등,

점차 회복해 나가는 시간을 가졌다.

 

가장 큰 회복의 계기는 앞에 언급된 대화였지만,

정서적인 회복은 간호대학생 분들과의 대화와 치료 프로그램이 컸다.

 

입원해있는 동안 간호대학생분들과 대화를 나누면서,

많은 생각을 정리하고 서로에게 인사이트를 줬다.

 

그리고 간호대학생분이 별명을 지어줄 정도로 친하게?지냈다.

갑자기 마조리카(꼬마 마법사 레미에 나오는 캐릭터)를 닮았다고 했다.

나쁜 의미의 별명이 아니다보니 웃으며 받아들였다.

생각보다 닮은 것 같기도 했다.

(마조리카 이미지)

 

그래서 치료 프로그램에서도 간호대학생 분들이 여러 낙서를 해주셨다.

(내가 그리기도 했다.)

(이 사진을 붙여야 될 것 같아서 글쓰기가 약간 늦어진 감도 있다.)

마조리카 그림들

 

간호대학생 분들을 본 기간은 그리 길진 않지만,

아직도 그분들의 모습이나 느낌들이 기억난다.

다들 좋은 방향으로 나아갈 것 같아 보였다.

나 역시도 그렇게 보여졌기를 바라며 나아가야겠다는 생각을 한다.

 

치료 프로그램은 초등학생/중학생 실습 느낌이 강했지만,

다른 사람들과 교류하며 여러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이 의미가 있었다.

그리고 그 리워드로 간식이나 노래방 등 재밌는 활동도 하는 게 회복에 도움이 되었다.

 

그렇게 병원에 있기를 거의 한 달,

나는 기간장병이고 전역을 해야 했기에,

이 정도면 회복이 충분하다고 판단하고 병원 밖으로 나섰다.

그리고 지금은 불안 증세 등이 사라지고 마인드도 많이 바뀐 것 같다. (좋은 방향으로)

 

두 곳에서 떠날 준비


내가 부대(서)에서 자리를 비우게 된 후,

나의 자리는 채워졌다.

 

믿음직한 후임이 나의 일을 맡기로 했다.

해당 업무를 해보고 싶었던 후임에게는 더할 나위없는 좋은 기회였다.

 

그리고 나는 새로운 부대(서)에서 어쩌다보니 제일 윗 기수가 되었다.

갑자기 생긴 선임에게도 존중을 표하는 후임들이 고마웠다.

 

나는 신병 라인들이 많은 부서에 배치되어,

어쩌다보니 또다시 신송을 담당하게 되었다.

 

그래도 재미있었다.

내가 겪은 경험이 남에게 도움이 되는 것은,

늘 즐거운 일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제 돌아갈 준비와 사회로 떠날 준비를 시작할 때가 다가왔다.

새 부서에서 몇 주동안 있으면서 마무리를 어느정도 잘 한 것같고,

마지막에 전역도 아닌테 챙겨준 모든 사람들에게 정말 감사했다.

 

그리고 미래를 위한 전역 전 휴가(찍턴)이 시작된다. (작성일 기준 시작함.)

이에 대한 계획이 필요한데 계획을 제대로 실천할 수 있을 지 걱정이다.

 

여담


이번 글이 늦어진 이유는 두 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첫 번째는 나의 나태함이고,

두 번째는 나의 실수이다.

 

퇴원하면서 책과 초고가 쓰인 노트를 두고 가버렸다.

그리고 집으로 택배를 보내서 전역 전 휴가를 나간 이제서야 글을 쓴다.

 

월말에 회고를 쓰지 않으려 했던 나의 나태함과,

퇴원할 때 병원에 두고 와버린 초고의 시너지는,

택배로 초고를 받기 전까지 아무것도 하지 못하게 했다.

 

그래서 걱정이다.

약속했던 글을 약속했던 사람들이 볼 수 있을 지 모르겠다.

 

초고를 받고 나서의 심정은

확실히 초고가 있어서 도움은 되는데 시간선이 약간 꼬인 기분이다.

10월을 경험하고 와서 그런 지 더 그런 것 같다.

그래서 약간 두서 없는 회고가 된 느낌이다.

 

다음 회고는 좀 더 정돈된 회고로 찾아와야겠다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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